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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소아사춘기?
첨부파일 등록일 2016.07.18 조회수 1688

환경 변화·학습량 탓에 '스트레스'

"초등학교 1학년 아들 둔 엄마예요. 아들은 유아기부터 크게 신경 안 써도 공부를 곧잘 했어요. 주위 어른들에게 '똘똘하다'는 칭찬도 자주 들었죠. 뭐든 놀이처럼 재미있게 했고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완전히 변했어요. 의욕이 전혀 없는 데다 짜증이 많아졌습니다. 학습지, 학원 등 유치원 때도 곧잘 하던 것을 요즘은 손도 안 대요."(정세연·39·경기 성남)

요즘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엄마 사이에서는 '소아사춘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정세연씨 자녀 사례처럼 무기력하고 짜증이 많아지고 말수가 줄어드는 등의 사춘기 증세가 초등 1학년에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김하영(38·가명)씨도 "우리 아이도 지난해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유치원 때는 매사 적극적이고 활발한 아이였는데, 담임선생님에게서 '수업 시간에 멍하니 앉아 있을 때가 잦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주위 엄마들에게 물으니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더라"고 전했다. 초등 1학년에게서까지 이런 '무기력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아기부터 많은 학습… 호기심 잃어

이호분 연세누리소아청소년정신과 원장은 "초등 1학년은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감을 느끼는 아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아이가 이전까지 경험한 가정·어린이집·유치원과는 환경이나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김혜민(35·가명)씨는 "아이가 입학 후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아사춘기 증세를 보였다. 아무래도 학교는 유치원보다 분위기가 덜 따뜻하고, 칭찬도 덜 받는 등 다른 점이 많아서 그런 것 같더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 원장은 "학교에 들어가면 크고 작은 시험으로 '평가'가 시작되는데, 이에 대한 엄마의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전해지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험은 물론이고, '줄넘기' 같은 사소한 것까지 아이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면서 엄마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럴수록 아이에게 '더 잘하라'고 채근하게 되고요. 우선 엄마가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어요."

아이가 소아사춘기 증상을 보인다면 사교육도 줄여주는 게 좋다. 이 원장은 "초등 1학년 때는 아이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 꾸준히 했던 사교육이라도 일정 기간 끊고, 학업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더구나 엄마들은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해 가며, 지금 아이가 받는 사교육이 '적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소아사춘기를 경험했다는 엄마 한유영(37·가명)씨는 "작년 이맘때 아이가 영어학습지(하루 30분)를 하고 미술학원 주 2회, 태권도 주 4회, 수학학원 주 2회, 과학학원 주 2회씩 다녔다. 그러면서도 다른 애들한테 뒤처질까 봐 '무엇을 더 시켜야 하나' 주위 엄마들과 의논하고 있었다. 그러다 소아사춘기 증세가 나타났는데,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가 '이제 상장도 받기 싫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 그래서 6개월간 예체능 빼고 전부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소아사춘기 증세를 일종의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의욕적으로 어떤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아이들이 입학 전부터 공부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나 호기심이 전혀 없다. "과도한 학습은 안 하느니만 못해요. 부족한 게 있어야 호기심이 생기고 더 채우려고 노력하는 법인데, 지금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너무 많은 학습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알고 싶다' '궁금하다'는 욕구를 느끼기도 전에 지나치게 많은 지식을 주입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동기를 빼앗아 버린 셈이죠. 학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밖에서 놀 시간을 충분히 주고, 집에서 칭찬을 많이 해 아이가 잃어버린 의욕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오선영 조선에듀 기자]

 

출처 _ 조선일보

 

기사 원문보기 _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2&sid2=250&oid=023&aid=0003193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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